얼마전 오이를 못 먹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지금껏 오이를 못먹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는데, 냉면에 있는 오이를 못 먹더군요.
이 나이에 편식하는건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랍니다.
그 유명한 오이를 못먹는 사람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오이를 못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많이 알려져서 그런가보다 합니다.
저는 오이에 대한 거부감이 없기 때문에 평생 오이를 못먹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왔었지만, 오이의 그 씁쓸한 맛이 유독 강하게 느끼나보다 추측을 해봅니다.
이사람들에게 오이샌드위치란 무엇일까 잠깐 생각해보았네요.
오이를 왜 못먹는 것인지, 오이포비아의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오이의 식감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향을 싫어하는사람, 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보통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별로 티를 안내더라고요.
토핑으로 올라간 오이를 빼내면되니까요. 오이가 메인인 음식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이를 싫어하는 오이헤이터인데요.
오이를 싫어하는 과학적인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쓴맛 일겁니다.
오이의 쓴맛은 쿠쿠르비타신(cucurbotacin)이라는 성분입니다.
쿠쿠르비타신은 스테로이드의 일종으로 쓴맛이 납니다.
오이 뿐 아니라 참외, 수박, 멜론 등 유사한 종의 채소, 과일에 포함되어있습니다.
참외나 멜론 안익은 부분 먹어보면 오이에서 나는 맛 비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다들 아실거에요.
오이포비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유독 이 쓴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거라고 합니다.
특정 유전자가 맛을 느끼는 몸의 기능에 작용하여 쓴맛에 민감하거나 또는 둔감하게 차이를 만듭니다.
즉, 쓴맛을 많이 느끼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면 오이에서 남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강한 쓴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이를 싫어하게 되는 것이죠.
저 같은 경우, 오이의 쓴맛은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게 오이를 거부할 만큼의 불쾌함은 없습니다.
하지만 특정 유전자를 갖고 있다면 제가 느끼는 것보다 오이의 쓴맛을 백배, 천배 이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이의 향도 오이를 싫어하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오이비누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극호), 반대로 극혐, 정말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극호인 것은 또 누군가에게는 참기 힘든 것일 수 있죠.
저는 오이향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표현하기 힘든 오이만의 향이 있는데요.
어릴 적 목욕탕에서 맡았던 오이비누의 향은 추억으로 남았지만, 굳이 구매해서 사용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샐러드나 샌드위치에 오이가 빠진다면 너무 섭섭할 것 같습니다.
또 탕수육 소스에 들어있는 살짝 익은 오이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기때문에 오이포비아와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김밥에서 오이를 쏙 빼고 먹는 사람도 있고, 비빔국수나 냉면위에 올라간 오이를 빼는 사람도있겠죠.
우리나라에서는 편식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좋아서 괜히 오이포비아를 갖고 있는 것을 숨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편식이 아니라 유전자가 달라서 맛을 느끼는 것이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하고, 편식에 대한 선입견을 좀 낮출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